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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꽉찬 4살 근이의 손가락 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근이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10-31 01:42 조회3,374회 댓글13건

본문

돌전에는, 밤중수유 언제쯤 안 할까~ 고민하고 검색하고 하다보면 (그런다고 될 것도 아닌데)
9~10개월 이유식 3식이 정착된 어느날부턴가 밤에 안 찾고

젓떼기 언제부터 해야하나~ 두돌까진 먹으려나~ 여유부리고 있었는데
18개월 되던 날부터 그나마 하루에 한번 자기 전에 먹던 쭈쭈 안 찾고 밤잠 들기 시작하고

암튼.. 돌이켜보면,
근이는 종종 엄마의 고민과 걱정을 스스로 단 한방에 해결하곤 했었어요.
6~7개월까지 잠에 좀 예민했던 것 빼고는 말이죠.
물론 그것도, 특히 신생아때는,
이 무딘 엄마가 잠오는 신호(와아~ 이거 참으로 오랫만에 쓰는 전문용어입니다요 ㅋ)를
놓쳤기 때문이었고요.

(아. 쓰고 보니 자랑질? ;;;)

=========================================

근이의 손가락 빨기는,
근이가 아기때 자기 손가락을 발견한 뒤부터 최근까지 주욱~이었죠.

잠 올때(자다가도) 손가락 빨면서 엄마 머리카락 만지는 건 뗄레야 뗄 수 없는 세트 동작.
그 외에도, 불안할 때, 스트레스 받을 때, 심심할 때, 엄마가 책 읽어줄 때,
차로 이동할 때 (결국은 심심할 때) 등등..
어찌 보면 꽤 자주 빨았네요.
가능하면 심심하지 않게 해 주려고 놀잇감을 안겨주거나, 간식을 주거나 했지요.
러비 같은 건 따로 있지도 않았어요. 아, 있다, 엄마 머리카락 ㅠ.ㅠ

그래도 저는... 되도록 신경 안 쓰려고 노력했어요.
일찌감치 줄리님의 "손빨기의 과학"이던가요? 그 칼럼 읽고 마음이 놓이기도 했고
근이파가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빨았다고 했기에,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 않나 싶었고요 ㅋ
치열은, 손가락 안 빨고도 덧니 때문에 교정했던 저보다
손가락 빨았던 근이파가 치열이 더 고르기 때문에, 그게 꼭 그렇지도 않을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

그저, 줄리님 칼럼에서 읽은 대로, 손가락 떼기를 하기에 적절한 마법의 나이는 5살이라고 했기에
그때가 되기만을 기다렸어요. (그것도 지금 보니 만 5세네요? 컥~)

아래는 줄리님 칼럼입니다요~

http://babywhisper.co.kr/bbs/board.php?bo_table=BabySleep&wr_id=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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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근이에게 손가락을 못 빨게 할 때가 있긴 있었는데,
모래놀이 한 직후나.. 뭐 진짜 더러운 것 만졌을 때였죠.
18개월 즈음부터 충분히 알아들었던 것 같아요.

모래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에 갈때 안겨 들어가다보면 피곤하니까
제 머리카락 잡고 손가락 빨고 싶어했는데요
손에 지지 너무 많아서 빨면 병 걸리니까 잠깐 참고 집에 가서 손 씻고 빨라고 했어요.
그럼 잘 기억하고 있다가 손 씻고 진짜 빨기도 했고요, 다른 거 하느라 잊어버리기도 했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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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
지나가다 어른들이 한마디씩 하는 거에 근이보다도 제가 더 발끈하곤 했지요.

한번은, 두돌 무렵 근이가 다니는 소아과 의사샘께 장문의 편지를 쓰기도 했어요.

근이 신생아때부터 쭈욱 다니던 곳인데, 병원에 갈 때마다 간호사들은 물론이고
의사샘이 근이에게 손 빼라고 자꾸 스트레스를 주시는 거예요.
계속 다녀야 하는 병원인데, 갈 때마다 저도 근이도 완전 스트레스라서 (아마도 제가 더? ㅠ.ㅠ)
근이 진료 전에 의사샘께 편지 좀 읽어주십사 부탁드렸어요.

편지의 내용은...
신생아 때부터 선생님이 잘 봐 주셔서 근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근이가 졸리거나 심심하거나 불안할 때에 손가락을 빤다.
병원에 오면 아무래도 긴장되고 불안해서인지 손가락을 빠는데
그걸 못 하게 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근이는.. 언제, 어떻게 젖을 떼나 걱정했던 엄마의 고민이 무색하게
18개월 되던 날 스스로 젖을 뗐다.
때되면 알아서 잘 하는 아이이니, 아이를 믿고 부디 모른 척 해 달라.
손가락도 안 빨게 되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뭐 그런 내용이었어요.

(뭐였을까요, 이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은 ^^;;;)

의사샘은 그 편지 보시고는, 정말 그 뒤로 손가락에 대해서는 한번도 말씀 안 하셨고
간호사샘들 간혹 뭐라 하긴 하시는데, 제가 완전 쏘아 붙이죠. 얼른 델구 나가거나요. ㅎ

====================================================

그 뒤로 재민마미님의 전화 한 통화가 좀 약발이 먹혔던 것 같아요.
(재민마미님 감사~!!!)

올 봄에 재민이가 유치원 다니면서 쪽쪽이를 뗀 계기가,
치과의사샘이 쪽쪽이 빨거나 손가락 빨면 충치가 생길 수도 있다고,
쪽쪽이 떼기를 권하셨던 거라 했었죠~

재민마미님이 저한테 전화통화로 치과의사샘 말씀을 전해 주셨더랬어요.
근이가 생각났다 하시면서요.
엄마가 누구랑 무슨 얘기 하는지에 관심이 많았던 근이는 어김없이
이모랑 무슨 얘길 했는지 물어봤고, 저도 있는 그대로 말해줬어요.
근이도, (그렇게 열심히 치카를 해도 충치가 생겨서 억울해하던 참이었는데)
충치 치료한 지 얼마 안 되었던 터라, 나름 새겨 들었던 것 같아요.

그 후로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다섯살 되면 손가락 안 빨기로 얘길 했죠.
작년엔, 네살 되면 손 안 빨기로 했었는데, 근이가 네살 되더니 마음을 바꿔서리 ^^;;;

====================================================

결정적인 계기는, <쿠폰>이었어요.
제가 일하는 수요일마다 작은엄마네 가서 놀 때에,
저녁 먹고 치카를 하면 작은엄마가 색종이에 그림을 그려서 <쿠폰>을 발행하더라고요.
그걸 많이 모아오면 맛있는 과자나 다이소에서 작은 장난감 하나씩 사 준다고 했다고요.

치카 쿠폰을 두 장 쯤 모은 어느 날, 그때가 8월 말이었으니 근이 43개월때였나봐요.
저도 갑자기 해 보고 싶어진거예요.
"유근아, 낮잠 잘 때, 심심할 때, 밤잠 잘 때 하루 종일 손 안 빨면 엄마도 하루에 한 번씩 쿠폰 줄께.
쿠폰 10장 모으면 정말 맛있는 아이스크림 사 줄께" 했죠.

사실 아이스크림은, 외출하면 종종 사 먹긴 했었는데,
이때부터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평소엔 먹을 수 없는 게 되어 버린 거예요.

근이는... 무던히 애를 쓰더라고요.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일념 하나로요.
손을 차마 빨지는 못 하고 엄지손가락이 얼굴 이곳저곳을 헤매다녔어요.
그 모습이 참 대견하기도 하고 안 쓰럽기도 했네요.
중간에 2~3일 정도는 실패해서 쿠폰을 못 받았고, 무지 아쉬워했고요 ㅠ.ㅠ
(낮잠 자다 빨았던 어느 날은,
 <엄마~ 나 정말 나도 모르게 빨았어~ 쿠폰 주면 안 돼? 흑흑>하며 울먹울먹)

시작한 지 이주쯤 만에 정말 쿠폰 10장을 모았더랬어요.
낮에 안 빠니까 밤에도 저절로 안 빨더라고요 ;;;
(이 녀석, 이렇게 할 수 있는데~~~~~!)

그리고 그 날엔, 배스킨라빈스에 가서 평소에는 엄마가 절대 안 된다고 했던
진짜 찐~한 쪼꼬렛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왕창 묻혀가며 냠냠~ 먹었더랬어요.
어찌나 뿌듯해 하던지요 ^^

그 뒤로, 한 달이 되는 날까지도 손가락을 안 빨면 축하파티를 하자고 했죠.
그리고 9월 말엔 진짜 한달이 되어서, 토마스케익 사다 놓고 촛불 켜고~
이제 손 안 빠는 어엿한 형아가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해줬어요 ^^
 
겉으로 보기엔 <쿠폰>이 결정적인 계기였던 것 같지만
이미 근이는 준비가 되어 있었던 모양이예요.
한마디로 아다리가 잘 맞았던 것 같죠? ;;; (아, 이 저렴한 표현,,, 어쩔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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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노재이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1-11-13 23:59)

Lilypie Kids Birthday tickersLilypie Second Birthday tickers

댓글목록

땡글님의 댓글

땡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 근이 손빠는 거 자체를 저는 전혀 몰랐어요. 이미 완료 시기에 봐서 그런가? ^^
우찌됐든 잘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에 스스로 동기 부여를 시켜주는 게 관건인 거 같아요. 의사샘께 쓴 편지 감동이구만요. 과연 저라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런지~~
지금까지 신경 안 쓰느라 애쓰신 근이맘님께 박수!! 

알뮈님의 댓글

알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이맘님 너무 멋져요...이렇게 열심히 근이의 습관에 신경쓰시고 고민하시고
정말 존경스럽습니당!!!
보구배워야징 ㅎㅎㅎ
그리고 근이의 똘망눈망울.
보고파욤~~~^^ 

현민맘님의 댓글

현민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이맘님 요즘엔 저를 많이 놀래키시네요..^^;
대단하세요~ 무엇보다 유근이에 대한 믿음이, 엄마의 일관된 소신있는 신념이요..
저번에 잠깐 만났지만 유근이의 무언가 안정되어 보인다는 느낌이 스쳐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 모든게 아마 근이맘님이 바탕에 깔아주신 것들이 유근이 통해 전해졌던 게 아닌가 싶네요.
     

근이맘님의 댓글

근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박수까지 받을 입장이 아닌게요 ㅠ.ㅠ

위에 깜빡하고 못 쓴 사실이 있어요.
근이가 손가락 빨면서 제 머리카락 만질 때,
가끔씩 확 잡아당겨져서 무지 아플 때가 있거든요,
자다가 그럴 때도 있고, 책 읽다 그럴 때도 있고요 ㅠ.ㅠ
세살, 네살 되고부터는 그럴 때 아주 정색하거나 버럭 하기도 했답니다 ㅠ.ㅠ

근이야, 정말 미안타.
근데 자다 엄마 머리 잡아 당기면 엄마 진짜 아프고 짜증났거든 흑흑

그래도 이제 해방이예요~ ^^
 

시우mom님의 댓글

시우mom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아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세세하게 아이를 관찰하고, 또 믿을 수 있다는거~
이제 66일된 시우를 키우는 초보엄마로서는 배울점이 많아요 ^^
시우는 40일경부터 쪽쪽이를 빨았는데 이제 슬슬 손이 입에 닿기 시작하면서
손을 빨지 못하면 성질을 내길래 쪽쪽이를 주었더니 더 싫어하더라구요 ㅠㅠ
시우파도 4살까지 손을 빨았다고 하니 그냥 어느정도 맘 포기해야하나 싶었는데
왠지 근이맘님의 글을 보니 우리 시우가 손을 빤다고 해도 크게 혼내거나 하진 말아야겠다라는 결심이 서네요 ^^

손까지 뗀 근이- 정말 다 자란거 같은데요?!


우리 시우는 언제;; 하하하 ㅠㅠ 

도건맘님의 댓글

도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이 최고네요...
도건이도 자기 손가락을 알게 된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아주 맛있게도
엄지 손가락을 빨지요...
나머지 한손은 제 입과 코를 만져요...
그래도 때가 되면 안하리라 믿고 아무소리 안하고 있는데
사실 마주치는 다른 어른들이 항상 한마디씩 하시더라구요...
저도 그러지 말아주십사 하지만 왜들 그리 안들어주시는지....
저도 도건이 말귀알아듣기 시작하고 좀 지나 시작해보려구요....
아직 기저귀도 떼야하고,좀더 지나면 어린이집도 가야할테고...
그 후에 천천히 해볼까해요... 

로미님의 댓글

로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이가 준비될때까지 기다려주신거 제가 좀 본받아야 할것 같아요...
은민이가 손가락을 빠는건 아니지만 다른 모든일에서도요...
인내심 제로인 저로서는 저도 모르게 다그치거나 버럭하는 일이
많은것 같으니.....
부끄럽기도 하네요;;;;

 

도은맘님의 댓글

도은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대단하세요~ㅠ.ㅠ
사실 전 두아이의 엄마가 될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버럭쟁이 엄마~ㅠ.ㅠ
근이를 세심하게 살펴주는 근이맘도, 제때에 잘 따라와주는 근이도 멋져요~*
(아마도 엄마가 신호를 잘 캣치했기때문이겠죠?) 

또리맘님의 댓글

또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이도 근이맘도 둘다 최고 이네요....
또리의 손빨기의 90%는 잠잘려고 할때 일어나는 일이라 지금까지도 편히 재우고 싶은 마음에 손빠는것을 허락(?)했는데 이제 슬슬 금해야한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어찌 해야 하나 싶긴 합니다...그래도 낮에 심심할때 빠는 손은 하지 말라고 하면 비교적 안 하긴 하는데 말이죠....지금 40개월이니 저도 내년 초여름쯤에는 밤에 빠는 것도 본격적으로 제어하는걸 시도해 봐야겠어요... 

유지선(서준맘)님의 댓글

유지선(서준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감동이에요~~~
근이맘님 뵐때마다 느꼈지만 진짜 넘 존경스러운 점이 많은 엄마세요.
저는 아이를 믿어줘야지 생각만 하지 그게 참 어렵던데 말이죠...
유근이가 엄마의 편안한 믿음이 받쳐줘서 갈수록 의젓하고 자신감 있는 어린이로 커가고 있는가봐요.
정말 유근이 기특해요~~이구이구 장하다~~!!^^
 

가연태연맘님의 댓글

가연태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반가운 글이네요.
42개월 가연이도 졸릴 때 손가락을 빠는데 다섯살이 되면 안빨기로 했거든요.
근이 얘기를 참고해서 내년에 잘~ 해봐야겠어요. 감사해요~ 

제인맘님의 댓글

제인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정말 저한테 딱 필요한 글이네요.
요즘 32개월 아이가 손가락빨다가 한손가락은 코를 파는데 집중해서 줄줄이 코피중입니다.
손가락만 빨데는 별거 아니라는 태도를 유지했는데,
계속 코피가 나니, 손빠는걸 말려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는데...
쿠폰과 아이스크림..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