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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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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7-03 15:17 조회3,792회 댓글11건

본문


시험기간이에요. 오전에 시험 보고 아그들이 떠난 학교, 적막해서 좋네요. ^^:

잠시 여유를 찾아서 글도 챙겨보고, 끄적여도 보고, 좋네요. 룰루~ 얼른 열매 맺어야쥐~~~! ㅋ

요즘 전업주부맘님들이 을매나 부러운지 ^^:

아침에는 제이파가 제이도 먹여주고, 원에도 데려다줘서, 참 수월하게 적응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힘드네요. 제가 누워있으면 제 팔에 매달리고, 앉아 있으면 목에 매달리고, 서 있으면 다리에 매달려서 마치 샴쌍둥이라도 되는 냥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제이가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애써 저에게 바이바이 손을 흔들어 주더라구요. 안 울어줘서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출근하는 길에 맘이 울적했답니다.  

오늘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육아의 산에서 참을 인자 그리며 도닦고 계시는 맘님들, 많이 계시겠죠? 그래도 전 당신들이 부럽습니다. 그러니 힘내세요!

어제 제이와의 대화에요.

JM : 제이야, 오늘 어린이집에서 재밌게 놀았어?
J : 아니.
JM : 왜?
J : 현떠랑... 제이랑.. 싸웠어.
JM : 친구랑 싸웠어?
J : 현떠가 제이 따지했어. 여기..(무릎을 가리키며) 아팠어.
JM : 여기? (멍이 살짜쿵 들어있어 잠시 놀람) 아팠겠다. 그래서 제이 울었어?
J : 응. 제이 울었어.
JM : 현떠가 제이 때려서 제이가 울었구나.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데...
J : 응. 제이도 현떠 때렸어.
JM :(-..-) 제이도 현떠 때렸어???
J : 응, 제이도 현떠 얼굴! 따지했어!
JM : . . . (-..-)
J : 현떠도 울었어.
JM : (잠시 한숨.... -..-::)
J : (엄마따라 한숨... -..-::)
JM : 현떠도 많이 아팠겠다. 내일 어린이집에 가면, 제이가 현떠한테 " 친구야, 사이좋게 지내자..."하고 말해줘, 알겠지?
J : 응...

에효.. 제이 손도 오지게 매운데... 우리 현떠의 얼굴은 괜찮은지 걱정스럽네요.


요즘 연일 학교에서 폭력사건이 터져서 심란해요. 코뼈 부러지는 애가 있질 않나, 애들 사이에서 뺨때리기가 유행하지 않나...  속상합니다.

우리 위스퍼 아그들만큼은 잘 키워봐요. 어느 연수에서 들었는데, 부모와 관계가 좋은 아이 (특히 부모가 아이의 놀이친구인 경우)는 어떤 일을 당해도 깨지질 않는답니다. 저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아 보이지 않아요. 다만, 한가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우리가 열달 소중하게 뱃속에 담아 죽을 고생하고 낳은 이 이쁜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내는 일...

지켜낸다는 말은, 단지 무슨 일이 터졌을 때나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혹은 아이를 무조건 호되게 야단치거나, 혹은 아이가 그릇된 길을 가고 있는데도 무조건 감싸고 도는 행위를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켜낸다는 말은, 아이에게 "엄마(아빠)가 항상 내곁에 있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주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아이와 함께 크는 엄마"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어요. 저자가 미술심리치료실에서 자신을 "비빌 언덕"이라고 부르면서 의지하는 내담자들의 심리상태에 관해 쓴 부분이에요. 그대로 인용하자면,


"(치료실에서 나는) 넘어지면 달려오고 언제든 뒤돌아보면 있어줄 것 같은 존재. 그들이 재경험을 통해 내면에 굳은 심상으로 받아두는 그런 존재다. 씩씩하게 앞으로 나가다가도 필요하면 와서 걸터앉아 쉬고, 비비고, 힘을 얻고, 그래서 다시 왔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안식처. 내 치료실은 그들에게 <베이스 캠프>이거나 <마지막 보루>다. 그 느낌은 내 아이가 놀이터에서 끊임없이 뒤돌아보며 나를 눈으로 찾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전 사실 부모님에게 받지 못한 이 <마지막 보루>에 대한 믿음을 몇달간 제 미술심리치료사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경험했답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한 그 <마지막 보루>에 대한 믿음을 제이에게 꼭 주고 싶어요. 아이가 크면서 경험할 크고 작은 고난등을 막아주거나 대신 겪어줄 수는 없으리라 생각해요. 다만, 아이가 그런 일들을 겪을 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그 옆자리를 지켜주는 일...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인 것 같네요.

저 또한 제이에게 어떤 불만을 심겨줄지 모를 일이죠.

하지만.. 적어도..철이 들기 전까지만이라도.. "엄마에게는 내가 세상의 전부이다." 라는 믿음, "나는 소중한 존재, 사랑받는 존재이다" 라는 믿음을 꼭 심어주고 싶어요.  

세상의 크고 작은 폭력은 피해갈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이가 그 어떤 폭력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깨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키우자구요, 우리.

그나저나 가르치는 학생들 보면, 하는 짓이 두세살 애기들이랑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네요. -_-::::::  

감정발작에 아무때나 나가는 주먹에 툭하면 "싫은데요, 아니요, 왜요?"를 외치는 이 녀석들을 보다보면 정말 똑같애, 똑같애~~~~~

댓글목록

승환맘님의 댓글

승환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이맘님 글 읽고 있자니 가슴이 찡해오네요.. 요즘 승환이를 어떻게 키우는게 잘 키우는건지 자신감도 없어지고 혼란스럽기만 하거든요. 제이맘님 말씀처럼 엄마 아빠가 항상 옆에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고 싶고, 단단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어찌해야 하는건지...
점점 더 어려워지네요... 

예준맘님의 댓글

예준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점점 더 어려워지는 중이어요...
그래도 엄마가 힘을 더더더 내야겠지요?!!!!
오늘 좀 힘들었는데,
제이맘님 글 읽고, 마음을 조금 씻네요... 

진혁이맘님의 댓글

진혁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와 함꼐크는 엄마를..함 읽어보고 싶어요...
우리 혁이에게 ~저도 소중한 존재..혁이도 나의 전부... 정말.. 그런 맘으로
대해야겠어요~ 

동윤맘님의 댓글

동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마음에 콕 와닿게 글 잘쓰시는 제이맘님.
저는 요새 제가 부모되기 첫단추가 속삭임을 통해 잘 채워져 나가는 느낌들어요. 일단은 노력하려고 하니깐요.
이런 글들과 책 통해서 더 나은 엄마이자 사람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요. 아니...다짐을 합니다.^^ 좋은글보며 기분좋게 갑니다. 루시드폴 저두 좋아하는데 찌찌뽕~~ 

디노맘님의 댓글

디노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똑같은 책을 읽었어도 기억이 없네요. =.=;
다시 꺼내 읽어봐야겠습니다. 반성반성.

요즘 저도 육아때문에, 날씨때문에, 여러모로 지친터라..
저도 모르게 날카로와져 있었거든요.
이럼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도 맘대로 되지가 않네요. 에효.
 

하윤맘님의 댓글

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버럭하는 하윤양 때찌하고 제이맘님 글읽고 또 반성중..
(매일 반성하면서도 나아지지않는 닭머리 하윤맘.. ㅠㅠ)
아이들이나 아가들이나 똑같다는말에 저도 한표 추가요!!

제이 티커 이쁘게 바뀌었네요^^ 아공 귀엽다~ 

지원엄마님의 댓글

지원엄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그 책 읽고 시간나면 다시 한번 더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했었어요.
아니 두고 두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의 자리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과 저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였지요.
제이맘님 덕분에 다시금 책을 집어들 것 같네요.
근데 엄마 되기 정말 힘들어요ㅜㅜ 

sAbin님의 댓글

sAbin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날마다 안돼는거 뻔히알면서도... 쭌이에게 큰애노릇을 강요해요...
자꾸 달래주고 위해줘야하는데...

저도 참 못났어요..................................................... ㅠ0ㅠ 

민진엄마님의 댓글

민진엄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 제이맘이랑 제이랑 같이 한숨쉬는 모습 상상하니 미소가 지어지네요.
근데 정말 학교폭력 그리 심각한가요? 제가 학교 다닐때랑 또 많이 다른 모양이에요..
그래도 제이맘님처럼 노력하는 선생님이 계시다는거 행운 아닐까요?/ 그학교 학생들한테 말이에요..
엄마가 집에서부터 잘 가르쳐야 할 텐데.. 정말 자식 키우는건 하나부터 열까지.. 세월이 갈수록... ㅠㅠㅠ 

지윤맘님의 댓글

지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지윤이가 졸려하는데도 꿋꿋이 빨래를 개다가 지윤이가 자꾸 제 무릎에 앉을려고 해서 지윤이 엉덩이를 한대 때리고서 "엄마 빨래개는거 안보이니?!!!!!"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서럽게 우는 지윤양....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엄마한테 다시 와서 붙는 지윤이한테 물었어요...
"지윤아, 엄마 좋아?"
"이...(응).."
"엄마가 때찌 했는데도 좋아?"
"이/."
정말 지윤이가 좋아서 "응"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가슴이 찡~~했어요......
언제까지 엄마가 세상의 전부일까요??? 그 전부가 엄마가 안되는 날은 정말 실망이 클것 같네요...^^